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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약의 나래 제11회   21-04-02
강산   623
 

제 1 장

11

 

오후에 고중환은 부분적으로 수정한 과학원의 실태자료를 친애하는 김정일동지께 올리였다. 그리고나니 자료를 마주하고 앉았을 때보다도 몇갑절 더 괴롭고 죄스러웠다.

(그이께서 첨단과학과 고도기술지표들의 조절안을 보시면 얼마나 실망하실가?)

내처 그 생각에서 벗어날수 없었다. 우리 과학을 가까운 앞날에 세계적수준에로 비약시키시려는것은 그이의 드팀없는 구상이다. 그것을 잘 알면서도 조절안을 제기했다. 그이의 뜻을 따르지 못하는 처사를 무엇으로 변명할수 있으랴. 우리 과학이 선진수준을 향해 새로운 진군길에 오른 현시점에서 나같은 사람은 과학전선의 지휘관이 될수 없지 않을가? 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자신의 무능이 몸부림치고싶도록 한스러웠다.

전원회의결정을 처음 접하였을 때에는 우리의 과학교육이 새로운 전환의 길에 들어섰다는 생각으로 얼마나 흥분하였는지 모른다. 자신의 인생에서도 그 어떤 커다란 전변이 다가오는듯 한 예감으로 마냥 가슴이 설레였다. 이제야말로 나의 생애에서 가장 뜻깊은 시기가 펼쳐질것이다. 지금까지는 나를 오늘에로 키워준 어버이수령님과 당의 은혜에 너무도 보답하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 과학이 세계적수준에로 나래쳐오르는 력사적전변의 길에서는 한몸바쳐 보답하자! 자기 성장의 과거를 돌이켜보며 불같은 결의를 몇번이고 다지였다.

고중환은 일찌기 부모를 잃고 고아로 자라났다. 제련소에서 반일지하활동을 하던 아버지는 일제경찰에 체포되여 로속에서 타죽었다. 놈들은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아버지를 산채로 이글거리는 로속에 던져버렸다. 이듬해에 어머니는 어린 두 아들을 시어머니품에 맡겨버리고 재가를 했다. 자기들 몰래 어데론가 사라져버린 어머니를 두고 내처 서럽게 울던 일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했다. 소학교졸업을 몇달 앞두고 퇴학을 당한 어린 중환은 형님과 함께 할머니를 도와 농사를 지었다. 늙은 할머니와 어린 두 손자가 여린 손포로 진펄을 개간한 몇뙈기의 밭에서 거두어들이는 피쌀은 세 생명을 유지할수 있는 식량의 절반도 안되였다. 배고픔과 힘든 일에 시달리면서도 중환은 배움의 열망을 버릴수 없었다. 머리가 총명했던것만큼 남달리 향학열이 높았다. 중학교강의록을 빌려다가 틈틈이 공부를 했다.

해방을 맞은것은 열일곱살때였다. 고향에 파견되였던 항일투사 김경석동지가 하루는 그의 집으로 찾아왔다. 집안의 기막힌 정상을 둘러보던 그는 지방의 반일애국투사후원회에서 돌봐주라고 지시했다. 그때부터 생활이 좀 펴이였다. 이듬해 봄에 다시 찾아온 김경석동지는 그들형제를 자기 차에 타라고 하였다. 무슨 까닭인지는 말해주지 않았다. 형제는 어리둥절하여 차에 올랐다. 중환의 손에는 밭으로 나가기 전에 한자라도 더 읽어보려고 펼쳐들었던 중학교강의록이 그대로 쥐여져있었다. 승용차는 평양학원이 자리잡은 곳에 이르렀다.

학원마당에서 맞아주신분은 천만뜻밖에도 김일성장군님이시였다!

김경석의 이야기를 들으시고 그들형제를 친히 부르셨던것이다.

람루한 차림으로 서있는 형제를 이윽토록 바라보시던 장군님께서는 갈린 목소리로 말씀하시였다.

《너희들끼리 늙은 할머니를 모시고 그 험악했던 세상을 살아오자니 얼마나 고생이 많았겠느냐. 해방은 되였지만 지금도 어렵게 살겠지. 옷주제가 말이 아니로구나.》

형제의 잠뱅이와 적삼은 성한 곳없이 기운것이였다.

중환의 어깨에 손을 얹으시는 장군님의 얼굴에는 련민의 정이 어리였다.

중환은 가슴이 뭉클했다.

《장군님, 저희들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인젠 일없습니다.》

웃어보이려고 애썼다. 하지만 그 웃음이 애처롭게 이그러지면서 울먹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장군님의 표정이 격하게 돌변하시였다.

《이녀석아, 아버지는 불에 타죽고 어머니마저 달아나버렸는데 네녀석들을 내가 걱정하지 않으면 누가 걱정하겠느냐!》

참을수 없이 성나신듯 한 음성이 머리우에서 울렸다. 흠칫 놀라며 중환은 그이를 우러러보았다.

장군님께서는 땅우에 떨어진 책을 집어드시였다. 방금전에 중환이가 떨어뜨린 중학교강의록이였다.

《이녀석이 그 고생속에서도 중학교강의록을 거의다 뗐습니다. 얘기를 나누어보니 똑똑합니다.》

중환을 두고 김경석이 말씀드리였다.

장군님께서는 감심하신 표정으로 중환에게 머리를 돌리시였다.

《그렇단 말이지. 나는 너희들을 이 학원에 넣어서 군사간부로 키울가 했더니 학자로 키워야 하겠구나. 류학생대상자를 고르던중인데 마침 잘되였다. 내 류학을 보내줄테니 마음껏 배워라.》

중환은 흑흑 느껴가며 어망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나이도 지났건만 왜서인지 어린시절에 아버지앞에서 말을 대신하여 고개를 끄덕이던 행동이 저도 모르게 튀여나왔다.

장군님께서는 중환의 형에게 물으시였다.

《너도 동생처럼 중학교강의록을 뗐느냐?》

《못 뗐습니다.》

《동생은 그렇게 이악스레 공부를 했는데 너는 왜 못했느냐?》

《…》

《너는 이 학원에서 군사를 배워라.》

응대없이 한참이나 망설이던 형은 딱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저까지 집을 떠나면 할머니는 어떻게 하겠습니까. 전 할머니를 모시고 농사를 짓겠습니다.》

《하긴 그렇구나. 형제가 다 집을 떠나면 너희들을 눈물겹게 키운 할머니가 몹시 섭섭해하겠지.》

이리하여 형제는 서로 다른 생활의 길을 걸었다.

중환은 몇달동안의 강습을 마치고 류학의 길을 떠났다.…

최근에 고중환은 해방직후 어버이수령님을 만나뵈옵던 그날이 자주 머리속에 떠올랐다. 꿈속에서도 종종 현실처럼 재생되였다. 그 은혜에 보답하려는 각오가 전에없이 불타오르기때문일것이다.

또 하나의 다른 기억도 되새겨졌다.

조국해방전쟁이 터지자 고중환은 조국으로 달려나와 총을 잡고 원쑤와 싸웠다. 51년 여름이였다. 최고사령관명령으로 대학생들과 류학생들이 다시 소환되던 때였다. 함께 피흘려 싸우던 전우들을 두고 류학의 길에 오르자니 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미 소환장을 받았지만 중대의 야간돌격전투에 참가했다. 지휘관이나 전우들이 알면 한사코 만류할것이 뻔했다. 어둠을 틈타서 누구도 몰래 결전장으로 나아가는 대오의 뒤를 따랐다. 마지막전투에서 용감히 싸우고 떠날 결심이였다. 돌격출발진지에서 고중환은 곁의 전우에게 발견되였다. 하지만 돌려보낼수 없는 정황이였다. 이미 돌격개시의 신호탄이 올랐던것이다. 고지를 향해 돌격하는 아군대오에 적들의 포탄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결사적으로 내닫던 고중환은 갑자기 덮쳐들며 쓰러뜨리는 전우의 몸에 깔리였다. 그 순간 지척에서 포탄이 터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자기 몸을 덮쳐눌렀던 전우는 희생되였다. 류학의 길을 떠나는 고중환의 희생을 대신했던것이다. 전우는 한마디 말도 남기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최후의 순간에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원하였는지는 너무도 명백했다. 그의 념원은 그가 흘린 피로 격전터에 새겨졌다.

생명의 은인, 잊지 못할 그 전우가 지금의 나를 본다면, 김정일동지의 원대한 과학발전구상을 제대로 받들어드리지 못하는 나를 본다면 용서하지 않을것이다. 격전터에 더운 피로 새겨진 전사의 념원을 나는 저버리고있지 않는가.…

 

×

 

이튿날이였다.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동지의 부르심을 받고 고중환은 그이의 집무실로 향하였다. 분명 과학부문 실태자료를 보시고 무슨 말씀이 계실것만 같았다. 현지실무지도에서 쌓인 피로도 푸실사이 없으신 그이께 죄스럽고 송구한 마음뿐이였다.

이 무더위속에서 그이께서는 머나먼 무산광산련합기업소를 현지지도하시면서 1 500만톤의 철정광을 생산하는 대규모의 현대적인 철광석생산기지를 튼튼히 꾸리는데서 나서는 과업과 방도를 제시하시더니 뒤이어 새로 건설되여 부하시험단계에 들어선 상원세멘트련합기업소를 현지에서 지도하시면서 기업소건설을 완공하고 조업을 하는데서 나서는 과업들을 제시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상원세멘트련합기업소가 현대산업건설에서 시범공장으로 된다고 하시면서 전국의 공장, 기업소들이 이 기업소의 모범을 따라 기술혁명과 기술개건사업을 힘있게 벌려 생산을 부단히 높여나가야 한다고 가르치시였다.

참으로 그이의 현지지도의 길은 낮에 밤을 이어 쉬임이 없으시였다.

고중환은 한껏 가슴을 조이며 낯익은 방안에 들어섰다. 인사를 올리고 조심히 시선을 들어 그이를 우러러보았다.

그이의 앞에는 과학원의 실태자료가 놓여있었다.

《과학원의 자료가 아주 구체적이였습니다. 이걸 보니 첨단과학과 고도기술점령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깊이 료해할수 있었고 또 과학지도일군들과 과학자들의 사상상태도 잘 알수 있었습니다.》

조용한 음성으로 말씀하시는 그이의 안색에는 짙은 심뇌의 빛이 흘렀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첨단과학과제앞에서 저자신부터 방도를 찾지 못하고있습니다.》

고중환은 잠긴 목소리로 말씀드렸다. 그만큼이라도 자기의 안타깝고 괴로운 심정을 터놓고보니 가슴이 후련했다.

《그럴수 있습니다. 우리 과학지도일군들과 과학자들이 높이 세운 과학연구과제앞에서 일시 당황하거나 우려하는것은 있을수 있는 일입니다. 다른 나라의 경험이나 기존의 상식을 가지고서는 우리가 가까운 앞날에 과학기술을 선진수준에로 이끌어올린다는것이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처럼 너그럽게 리해해주시는 그이의 말씀에 접하고보니 죄스러운 감정이 곱절로 더해졌다. 고중환은 머리를 깊이 떨구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부드러운 음성으로 계속하시였다.

《과학원동무들은 언제나 당앞에 솔직합니다. 현실적으로 부닥친 난관앞에서 좌절감을 느끼게 된 자기들의 견해를 그대로 보고한것은 잘한 일입니다. 그들의 견해대로 고도기술개발에 필요한 재료들을 원만히 보장하기에는 우리의 공업수준이 아직 거리가 먼것도 사실입니다.…여기 계획에서 빼겠다고 하는 초고압유압프레스를 책임진 연구사가 혹시 기계공업위원회에서 일하던 동무가 아닙니까?》

고중환은 한걸음 다가서며 고개를 기웃했다.

《잘 생각나지 않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가볍게 머리를 끄덕이시였다. 그럴수 있었다. 고중환은 과학사업뿐아니라 지난해부터는 교육을 담당한 부부장이 결원중이여서 그 사업까지 맡아보고있었다. 사업범위가 넓은 그로서는 수많은 연구지표의 책임자들을 다 알수가 없을것이다.

《내 지난해에 기계공업부문 책임일군협의회에 참가했던 일이 있습니다. 휴식시간에 그곳 당비서가 하는 말이 자기네 젊은 동무 하나가 초고압유압프레스를 만들 포부를 안고 과학원으로 진출했다고 합니다. 그때 나는 그 청년이 더없이 대견하고 자랑스럽게 여겨졌습니다. 필경 그 동무일것입니다. 그런데…》

김정일동지께서는 말씀을 중단하고 생각에 잠기시였다.… 그런데 남달리 과학적지향과 포부가 크다고 할수 있는 그 연구사조차 제작재료가 걸려서 연구과제를 포기했다면 참으로 서운한 일이였다. 금속공학연구소에 가셨을 때에는 제국주의자들의 기술봉쇄에 부닥친 난관을 실감하셨다면 지금은 고도기술개발에 따르지 못하는 나라의 공업수준을 실감하시였다. 자신의 어깨에 겹겹이 실리는 난관과 애로의 중하를 의식하실수록 우리의 과학기술발전을 위해 장구한 세월 만난을 헤쳐오신 위대한 수령님의 로고와 심혈의 크기가 헤아려지시였다.

수령님께서 해방직후 새 조국건설을 위해 과학기술을 발전시킬 결심을 하셨을 때에는 주어진 조건이란 아무것도 없었다. 그야말로 령으로부터 출발해야 했다. 수령님께서는 얼마전에 해방직후 전국을 샅샅이 뒤지며 과학기술인재를 한사람, 한사람 찾아내시던 일을 감회깊이 회고하시였다. 그들을 찾기 위해 북반부에서는 당, 정권기관들에 특별과업을 주시였고 남반부에는 친히 사람들을 파견하시였다. 나라의 분렬은 지식인들에게 마음의 동요를 가져오고있었다. 수령님께서는 그들에게 친서도 보내주시고 직접 만나 솔직한 담화도 나누시면서 새 민주조선건설에 함께 손잡고 나서자고 뜨겁게 호소하시였다. 그렇게 자신의 두리에 모여놓은 자연과학전문가는 도합 열두명밖에 안되였다고 하시였다. 일제의 식민지노예교육의 후과로 민족인테리는 그 수효가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고 그나마 대부분은 인문계통의 전문가들이였다. 수령님께서는 그 열두명을 데리고 일제가 파괴한 공장, 기업소들을 복구하고 과학기술인재육성사업도 시작해야 하셨으니 인재부족으로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으셨겠는가!

그이께서 첫 종합대학을 세우기로 결심하셨을 때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과 의혹을 가지였다. 교수진영도 교사도 교구비품과 실험설비도 거의나 없는 빈터우에서 어떻게 대학을 세우느냐고 했다.

수령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시였다.

《대학을 세우자면 현재형편에서 없는것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러나 남에게 없는것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것은 해방된 우리 인민의 애국적열의와 향학열입니다. 나는 이것을 믿고 대학을 세우려고 결심했습니다!》

그이의 이 심정은 온 나라 인민의 가슴을 뜨겁게 울리였다. 돈있는 사람은 돈을, 책이 있는 사람은 책을 대학창립에 기부했다. 로동자들은 자원하여 대학건설장으로 달려왔고 농민들은 지성어린 애국미를 바쳤다.

당시 수령님께서는 참으로 하셔야 할 일이 많았다. 건당, 건국, 건군의 모든 중하와 제반민주개혁을 실시해야 하는 력사적사변들이 모조리 그이의 어깨우에 실리였다. 그 모든 일을 돌보시면서도 대학창립을 위해 100여차례나 일군들과 학자들을 만나시여 허심히 의논도 하시고 열렬히 호소도 하시였으니 그 놀라운 수자가 그이께서 바치신 로고와 심혈의 크기를 말해주고있다.

전쟁의 포연이 이 땅을 휩쓸던 그 엄혹한 시기에도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나라의 과학기술발전에 변함없는 관심을 돌려오시였다. 그이의 작전실에서는 원쑤격멸의 작전적구상과 더불어 승리한 래일을 위한 과학기술발전구상이 동시에 펼쳐지군 하였다. 조국의 운명이 판가름에 놓였던 그 준엄한 나날에도 불타는 고지에서 대학생들을 소환하시였고 폭음이 울리는 모란봉지하극장에서 과학원창립대회를 여시였다.

수령님께서는 전후에도 과학교육사업을 모든 사업에 앞세우는 원칙을 항상 견지해오시면서 이 사업에 최대의 배려를 돌려주시였다. 그리하여 오늘은 130만의 지식인대군이 자라났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부지중에 12명과 오늘의 과학기술인재수자를 머리에 떠올리시였다. 얼마나 엄청난 대조인가! 그 엄청난 대조속에 우리 수령님께서 한평생 과학기술발전을 위해 쌓으신 불멸의 업적과 거기에 바치신 로고가 함축되여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우리의 과학기술을 선진수준으로 이끌어올리기 위해 자신이 헤쳐가야 할 난관이 아무리 크다고 하여도 수령님께서 과거에 헤쳐오신 난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드시였다. 수령님께서 마련하신 그 튼튼한 터전우에서 우리 과학의 새로운 비약을 반드시 이룩하리라!

한동안 생각에 잠기셨던 김정일동지께서는 고중환에게 시선을 돌리시였다.

《부부장동무, 며칠후에 나와 함께 과학원에 나가봅시다. 내 그들에게 호소하고싶은것이 있습니다. 전원회의가 있은 후 인차 과학원에 나가보자고 했는데 그동안 틈을 내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번 전원회의결정관철에서 주공전선은 과학자, 기술자들이 담당하고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높이 세운 목표앞에서 주저하고 동요한다면 이건 보통문제가 아닙니다. 그들에게 나의 구상과 방도를 알려주고 진지하게 의논해보겠습니다. 과학지구만이 아니라 전국의 연구소들에서 대표적인 학자들을 불러옵시다.》

《알겠습니다.》

고중환은 깊은 사색이 흐르는 그이의 존안을 우러르며 활기있게 대답올렸다. 그이께서 호소하고싶으신것이 무엇인지는 알수 없었다. 하지만 그 호소에 현실적으로 부닥친 애로와 난관을 뚫고나갈 현명한 방도가 있으리라는것은 명백했다. 자신과 과학지도일군들이 그처럼 모색하면서도 찾지 못했던 그것이 자기의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낼것이다. 한껏 옹송그렸던 가슴이 금시 열리는듯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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