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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계승자 22   20-07-31
강산   231
 


22

 

숙소가 자리잡은 소나무숲속에서는 커다란 그릇에 담긴것 같은 담청색 호수물이 가까이 내다보였다.

한낮의 호수는 잔잔하고 해볕에 잔물결이 고기비늘처럼 반짝거리면서 따스한 기운을 발산하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아까부터 숙소마당에서 퇴직한 진원삼연구사를 기다리고계시였다.

그이께서는 이번 실무지도의 길에 진원삼의 집에 들리실 작정이였지만 끝내 시간을 내지 못하시였다. 그래서 여기 도당위원회사업을 지도하는 여가에 그를 데려오도록 하신것이였다.

그이께서는 점심식사도 뒤로 미루시고 줄곧 서계시였다. 정작 진원삼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무척 감회가 새로우시였다.

김일성종합대학에 다니실 때 학급의 학생들과 같이 실습을 나가셨던 기계공장의 생활이 어제런듯 삼삼히 떠오르신다. 벌써 10년세월이 더 지났다. 학업에 전념하던 그시절이 그립기도 하시였다. 손수 선반기도 돌리시면서 공장의 기사들과 로동자들과 같이 새 기술문제들을 파고들어 해결을 보았을 때는 얼마나 큰 기쁨을 느끼군 하시였던가.

그 시절 김정일동지께서는 공장생활체험을 통하여 나라의 기계제작공업, 나아가서 인민경제의 전반사업을 헤아려보시였으며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으로 힘차게 전진하는 우리 로동계급의 사상과 의지에서 힘을 얻으시였다. 지금은 시간이 도저히 허락치 않아 그때처럼 오래동안 공장생활속으로, 로동자들속으로 깊이 들어가지 못하는것이 못내 아쉬우시였다.

포장한 소로길로 승용차가 달려와 멎고 진원삼연구사가 내리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반가이 마주가시였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진선생! 그새 잘있었습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감격에 휩싸여 인사말도 변변히 하지 못하는 진원삼의 손을 따뜻이 잡아 소나무밑의 긴 걸상에 안내하시였다.

진원삼의 모습은 초라하였다. 그렇게 보이는것은 결코 수염을 깎지 못했거나 낡은 혼방직작업복과 신발로 해서가 아니였다. 집일을 하다가 급히 오느라면 그럴수 있는것이였다.

그이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것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아니라 때이르게 반백이 된 머리와 주름살이 많은 거무스레 타고 여윈 얼굴, 생기없는 흐릿한 눈에 비낀 어둡고 침울한 기색이였다. 진원삼이 눈물이 글썽해서 반가와하고 기뻐하지만 그이께서는 연구사의 마음속에 오래전에 든 멍을 들여다보시는것이였다.

《진선생,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지만 어쩌면 이렇게 달라질수 있습니까?》

《공구강연구에… 실패를 거듭하구… 위축되다보니 겉늙은것 같습니다.》

《연구소에서 진선생을 내보내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 사람들이 일을 잘못 처리했습니다.》

《뭐, 사실 응당한 일입니다.》

진원삼은 손끝에 퍼렇게 풀물이 오른 손으로 양기없는 얼굴을 쓸어만지며 서글픈 웃음을 지었다.

《차라리 잘된겁니다. 연구사업을 그만두니 맘 편하구… 염소 기르는 재미랑 좋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진원삼이 자신앞에서 지난날의 체면을 살리느라고, 실패한 과학자의 인생을 변명하느라 본심에 없는 수다를 피우는것이라는걸 아프게 느끼시였다.

그이께서는 공구강연구에 대한 미련과 목가적인 생활의 고충이 뒤엉킨 진원삼의 복잡한 심중을 들여다보시고 말머리를 돌리시였다.

《부인이랑 가족은 다 잘있습니까?》

진원삼은 한동안 우물쭈물 대답을 못하였다.

《처는… 3년전에 앓다가… 먼저 가구… 지금은 후처하구 지냅니다. 저보다 15년아랜데… 마음씨랑 곱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가 숨김없이 터놓는 가정사를 묵묵히 들으시였다. 말년에 후실을 맞아 안정된 생활을 한다니 다행스러우시였다.

《딸이 있었던가요? 언젠가 공장에 아버지를 찾아왔던걸 본 기억이 나는데… 열서너살 됐더랬지요?》

《예. 우리 수옥이가 그때 열세살이였습니다. 저한테 살붙이라고는 그애 하나뿐입니다.》

《외동딸이 무슨 일을 합니까?》

《기잡니다. 로동청년신문사에서… 청년들 기술혁신이랑 생산계획수행같은 교양기사를 씁니다.》

《집에는 더러 옵니까?》

《드물게 옵니다. 평양에 합숙에 있을 때 어쩌다 여가시간이 있으면 저녁통근차로 집에 왔다가는 아침차로 신문사에 가군 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진원삼을 데리고 간소한 점심식사를 나누시였다.

오후에는 도내 당, 경제부문 일군들을 데리고 기업소들을 돌아보아야 하고 협의회일정이 물려있어 시간이 없었지만 그이께서는 진원삼이와 쉬이 헤여지지 못하시였다. 회포를 나누는것으로는 답답한 가슴이 열리지 않으시였다.

《진선생, 어떻습니까. 이제 집에 돌아가시면 염소나 토끼같은 가정축산은 집사람에게 맡기고 과학원에… 기계공학연구소에 다시 나가지 않겠습니까?》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고맙습니다. 그렇지만 저같이 재능이 없고 부진한 연구사를 누가 곱다고 맞아주겠습니까. 공밥이나 축냅니다.》

《그러니 종전대로 염소젖이나 짜면서 편안히 여생을 보내겠다는겁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진원삼의 거칠어진 손을 잡고 진지하게 물으시였다.

《진선생이 정말 목가적인 생활에 재미를 느끼고 과학사업을 아주 버리고있는게 아닙니까?》

《아니 전… 사실…》

진원삼은 황급히 부정하려 했다.

《실패를 하고 시련을 겪었다고 해서 과학앞에서 물러나는것은 나약한 처사입니다. 진선생네 세대 과학자는 한사람한사람이 나라에 귀중합니다. 지금은 과학기술의 시대인것만큼 이 시대에 사는 과학자, 기술자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조국과 민족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과학기술발전이라는 사명감에서 리탈할수 없습니다.》

진원삼의 실주름잡힌 눈에 자책의 안타까운 눈물이 솟아올랐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전… 공구강을 버리진 않았습니다.》

그이께서는 저으기 기뻐하시였다.

《아무렴 그렇겠지요. 몸이 말을 듣지 않아도 정신이야 과학속에 살아야지요. 실농군은 종곡을 베고 죽는다는 말이 있는것처럼 죽는 순간까지 자기가 맡은 과학적종자를 키워내는 사색과 탐구를 계속하는것이 참다운 과학자일것입니다.》

《저는… 과학자가 아니라 락오자입니다. 그런 수치를 면하자구 염소궁둥이를 따라다니면서두 늘쌍 고민하구 밤에는 잠이 오지 않아 웃방에서 공구강기술자료와 씨름질을 했습니다.》

《그래서요?》

《원래 재간이 없고 나이가 많다보니…》

진원삼은 한숨을 내쉬였다.

《예순두살이면 과학자로서 한창 열매를 거둘 성숙기입니다. 재능이 없다는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진선생은 젊은 시절에… 50년대와 60년대에 공구강연구사업에서 기계공학계의 인정을 받는 성과를 올리지 않았습니까. 생산실천에서도 크게 은을 낸것이 한두건 아니지요.》

《그때 기계공장시절에는 연구사업이 성수가 나구 재미있었습니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공구강의 리론적울안에서 맴도는 저를 불러 로동자기대공들의 의견을 귀담아듣게 하시구 종이에 손수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새로운 창안기술의 안목을 틔워주시지 않았습니까. 그때의 성과들이야 다 지도자동지의 가르침 덕분이지요.》

《지나치게 과장된 말씀입니다. 그 기계공장 로동자, 기술자들의 창조적지혜가 더 컸습니다. 진선생, 과거성과를 겸손하게 대하는것도 좋지만 잃어버린 그때의 창조적열정과 신심을 되찾는것이 더 중요합니다. 어떻습니까. 그 시절의 정신을 가지고 새롭게 공구강혁명을 해보지 않겠습니까?》

《지도자동지께서 그렇게 믿어주시는데 제 힘자라는껏 해보겠습니다.》

《인제야 과학자로서 진선생의 성격이 살았습니다. 그럼 믿고 한가지 부탁하겠습니다. 혼자서 새로운 공구강기술개발은 힘에 부칠터인데 젊은이들을 도와주십시오. 이번에 항구기계공장에서 공구강열처리로가 마사졌는데…》

《항구기계공장 말씀입니까?!》

진원삼은 놀라서 부르짖었다.

《어떻게 진선생이 아십니까?》

《제가 여러해전에 공구강연구문제로 그 공장 열처리직장에 나가있었습니다.》

《그러니 박웅수청년기술자를 알겠습니다.》

《알다뿐입니까. 그 청년하구는 열처리기술문제를 가지구 론쟁두 하구 얼굴을 붉히며 다투기까지 했습니다.》

《림원국이도 압니까?》

《잘압니다. 공장사로청위원장을 하던 동무지요. 대바르구 주견이 센 똑똑한 청년입니다.》

《그러니 공장에 나가있었다던 연구사가 진선생이였군요. 진선생은 원국이네한테서 배척을 받았는데도 그렇게 좋게 봅니까?》

《숱한 공장을 다니며 사람들을 많이 대상해보았지만 그만큼 마음에 드는 청년도 드물었습니다.》

진원삼은 열적게 웃고나서 말을 이었다.

《원국청년이 배척한것은 저의 공구강기술이였습니다. 박웅수와 같이 저의 소결로식열처리방법은 기술적으로 뒤떨어진거라면서 부정했습니다. 나무의 낡은 그루터기에서는 그 모양의 싹이 나온다면서 새로운 공구강열처리기술도 종전의 낡은 방법을 버리고 대담하게 혁신할 때만이 성공할수 있다는겁니다.》

《그런데도 진선생은 공구강기술연구자료랑 보내주었다지요. 청년들의 소총명과 공명심을 리해하고 끝까지 도와주려고 했으니… 그게 은을 냈더라면 불상사가 나지 않았을텐데.》

방안에는 침묵이 깃들었다.

잔잔한 바다바람이 솔가지들을 스치는 소리가 창문으로 새여들어왔다.

김정일동지께서 널마루 깐 바닥을 조용히 거니시는데 출입문이 열리더니 차성규가 들어왔다.

《빨리 갔다왔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기뻐하시며 진원삼에게 차성규를 소개하시였다.

《우린 방금 림원국이 이야기를 하던중입니다. 이분은 공구강에 조예가 깊은 연구사선생입니다.》

《공장에도 여러번 내려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차성규는 반가와 진원삼이와 악수를 나누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도인민병원에 다녀온 소식을 꺼내는 차성규에게 팔걸이걸상을 가리키시였다.

《앉아서 말하시오. 수술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기술부원장동무한테서 이미 구체적으로 들었습니다.

수술이 잘되고 환자상태가 아주 좋다지요. 재능있는 기술자청년을 구원해냈으니 의사선생들이 정말 큰 수고를 했습니다. 맘이 놓입니다. 오늘밤엔 나도 발편잠을 자겠습니다.》

그이께서는 진원삼에게 미안해하시였다.

《이거 손님이 있는데서 우리끼리만 말해 안됐습니다.》

진원삼은 송구스러워했다.

《아닙니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제가 들어야 할 이야깁니다. 박웅수젊은이가 화상을 입은것은 저한테도 잘못이 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후더운 심정으로 진원삼을 보시고나서 차성규에게 물으시였다.

《피부이식수술을 할 때 복도에 사람들이 꽉 찼댔다지요?》

《예, 저마다 먼저 수술대에 눕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병원측에서 질서를 잡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거의가 다 청년들이였습니다.》

《청년들이란말이지!》

김정일동지께서는 기뻐하시였다.

차성규는 그들이 마치 자기가 가까이 데리고있던 청년들이기나 한것처럼 자랑스럽게 말씀드렸다.

《그중에서 태반이 항구기계공장 사로청원들입니다.》

《참 훌륭한 청년들입니다. 신문에 크게 내서 온 나라에 자랑하고 모든 청년들이 본받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놓고보면 지난 기간 공장사로청위원회가 동맹원들에 대한 교양사업을 잘했다고 볼수 있습니다. 기술혁신과제수행에서는 일련의 결함이 있었지만 이번에 교훈을 찾고 고쳐나가도록 합시다. 성규동무, 그래서 난 이 연구사선생에게 박웅수네를 도와달라고 부탁하려는데… 어떻습니까. 이 선생이 도와줄만 한 가치가 있는겁니까?》

《친애하는 지동자동지, 제가 신중히 료해한데 의하면 박웅수청년과 열처리직장사로청원들이 개발하는 새로운 공구강은 기계공업에서 대단한겁니다. 실패를 해서 반대가 많지만 앞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 부문 전문과학자, 기술자들의 지혜를 잘 모으기만 하면 될수 있다고 공장의 기사들이 주장하고있습니다. 열처리직장 공정기사는 진원삼연구사의 소결로기술과 박웅수네 청년들의 플라즈마식방법을 배합하는게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아주 좋은 소식입니다. 진선생 어떻습니까?》

《지도자동지, 제 이제 당장 항구기계공장에 달려가겠습니다. 공장에서 저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한다면야 뭘 가리겠습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진원삼의 두손을 잡고 열정이 번뜩이는 그의 눈을 들여다보시였다.

《내 차를 타고가십시오. 진선생이 청년들을 도와주다가 또 실패한다 해도 난 탓하지 않겠습니다. 진선생이 삶의 열정을 되찾고 청년기술자들에게 자신의 공구강기술을 조금이라도 물려준다면 그것으로 기쁘겠습니다. 로세대가 후대들에게 물려줄수 있는 귀중한 재부의 하나가 과학기술적재부입니다. 박웅수나 원국이가 밉다고 해도 너그럽게 도량을 쓰십시오. 젊은 사람들이 결함이 없겠습니까. 탐구심이 강한 청년들은 원래 재능이 있고 자립성이 강하지만 반면에 까다롭고 제노라 하는 성격적약점을 가지고있습니다.》

《저도 젊었을 때는 사람들로부터 그렇게 말째다는 평가를 늘 들어왔습니다. 그런데도 못 고치고… 결국은 이렇게 늙어버렸습니다.》

《아닙니다. 공구강기술을 대하는 진선생의 마음은 젊습니다. 이번 기회에 진선생은 거기 열처리직장청년들에게 기술도 기술이지만 재능을 가진 청년들이 어떤 성품을 배양해야 하는가를 단단히 가르쳐주십시오.》

김정일동지께서는 숙소마당에서 진원삼을 바래주시였다.

그이께서는 진원삼을 태운 승용차가 솔밭사이길로 멀어진 다음에도 한동안 그대로 서계시였다. 그러다가 뒤쪽에 와 서있는 차성규에게 무거운 어조로 물으시였다.

《박웅수네 공구강연구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예. 후에 말씀드릴려고 했는데… 열처리직장장과 기사장같이 실지 그런 기술혁신과제를 앞장에서 집행하고 청년들을 도와주어야 할 행정기술일군들이 적지 않게 반대하고있습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더 그러겠습니다.》

《그런 현상은 제가 공장당비서동무와 같이 열처리직장에 내려갔을 때 직접 목격했습니다. 직장장이 로동자들을 시켜 파괴된 시험로를 아예 현장에서 치워버리도록 하는것이였습니다.》

《그래서요?!》

김정일동지께서는 놀라와하시였다.

《열처리직장청년들까지 직장장이 주는 지시니까 기가 죽어 어쩌지 못하고있었는데… 떨어진 이전 공장사로청위원장이 뒤늦게 달려와 직장장과 맞서는것이였습니다.》

《림원국청년말입니까?》

《예, 스물일곱살나이보다 어려보이는 청년인데 결패가 대단했습니다. 직장장이 원국이더러 로동자로 떨어진 주제에 뭘 그러는가 모욕을 주는데도 그는 참고 도덕을 지키면서도 론리있게 정면비판을 해대는데 정말 대단했습니다. 공구강개발은 공장사로청위원회가 당의 경제정책관철을 받들고 집행계획서에 반영한 과업이기때문에 누가 어떻게 반대를 해도 사로청원들이 죽으나사나 성공해야 하는것이라고 말할 때 저는 눈굽이 막 저려왔습니다. 우리 사로청안에 저렇게 사상이 투철하고 실천력이 있고 대가 센 젊은 청년일군이 있는가 하고 감탄할 지경이였습니다.》

《그러니 동무는 현장에서 생동한 료해를 한셈입니다.》

《그렇습니다. 장주천동무가 진짜배기 청년을 떼버렸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해빛에 잔물결이 부서지는 호수쪽을 이윽히 보다가 몸을 돌리시였다.

《그 청년이 괴로와하는 마음을 풀어주지는 못했습니까?》

《공장당비서한테도 그랬지만 직장장과 기사장을 만나 그 동무를 리해하고 잘 돌봐주라고 부탁했습니다.》

《내가 원국청년을 직접 만나보지 않고 속단하는지 모르겠지만 그 동무에 대한 가장 적절한 처방은 사로청사업을 시키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 저도 그 동무한테 다시 공장사로청위원장사업을 시키고싶어 도당비서동무하고 의논을 해봤는데… 녀자문제로 물의를 일으켰다고 아주 도리머리를 젓는것이였습니다.》

《녀자문제라… 너무 추상화하고 도덕적으로 개념화하는구만. 원국동무한테는 구체적으로 처녀문제겠지요. 공장사로청위원장총각이 신문기자처녀를 사랑하는 문제는 정상적인 도덕문제가 아닙니까.

도사로청위원장이나 도당비서동무가 이성문제를 그렇게 좌경적으로 보고 처리해나간다면 청년들이 맘놓고 련애를 하겠습니까?》

《도사로청위원장은 림원국에 대해 좋은 감정이 아니였습니다. 자기가 제때에 공장사로청위원장의 방에 나타났기망정이지 어떤 추잡한 일이 발생했을지 모른다는것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원국이를 만나본데 의하면 도덕적으로 견실한 동무라는 믿음이 갔습니다. 출입문을 걸었다는것도 밖에서 건 동무를 욕먹일가봐 그러는것 같습니다.》

《도사로청위원장은 이번 사로청간부혁명에서 교체되는 대상이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사실 도당비서의 의견도 도사로청위원장이 반영한것입니다.》

《동무가 문건이나 그 누구의 의견보다도 사람료해를 현지에서 직접 한것이 옳았습니다. 지방당조직의 의견을 참작해야 하지만 중요하게는 자기가 개별적청년에 대해 직접 보고 느끼면서 산 료해를 한 견해를 동요하거나 허물지 말아야 합니다. 어린 청년일군인 경우는 더 그렇습니다. 그래야 그 청년일군의 앞길을 바로 틔워주고 이끌어줄수 있습니다.》

차성규는 경건한 심정에 싸여 아무말도 못하였다.

일군이 숙소쪽에서 나와 도당회의시간이 림박했음을 알려서야 그는 청년사업문제로 친애하는 지도자동지의 귀중한 시간을 빼앗아서는 안된다는것을 느꼈다. 그는 서류가방을 끌어잡고 말씀올렸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림원국동무를 공장사로청위원장으로 회복시켰다가 도사로청위원장으로 임명할가 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자기의 대범한 처사에 스스로 자부를 느끼는듯싶은 차성규를 미소어린 눈길로 보시였다.

《난 성규동무가 통이 크게 놀줄 알았습니다. 중앙사로청위원장감을 더 고르느라 그러지 말고 림원국이를 시키지 않겠습니까?》

《예?! 그 동무에게 사로청중앙위원회를 맡기기에는 너무 어리지 않습니까?》

《청년사업을 맡은 동무가

 
강산 20-07-31 19:08
 
(위에서 계속)

《청년사업을 맡은 동무가 보수적인 견해를 털어버리지 않으면서 어떻게 사로청간부혁명을 하고 침체된 청년운동의 면모를 일신시키겠습니까. 스물일곱살이면 어린것이 아니라 진짜로 젊은 청년나이입니다. 난 당정책관철을 위해서는 누가 뭐라고 해도 물러서지 않는 림원국청년의 그 불같은 충실성과 배짱이 마음에 듭니다. 그 동무가 지난 시기 공장사로청원들을 묶어세워 이끌고나간 패기있는 사업전개력은 청년일군이 갖추어야 할 기본자질입니다. 게다가 과학기술에 대한 탐구심이 강하고 열정이 있고 젊습니다. 사로청을 <령감동맹>같다고 비난했으니만치 진실로 청년들이 들끓는 조직으로 만들고싶은 포부와 결심이 클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수령님께 말씀드리겠는데 림원국이한테 한번 통이 크게 중앙사로청사업을 맡겨봅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놀라움과 심한 동요를 일으키는 차성규가 마음속결정을 내리기를 기다리지 않고 활기있는 걸음으로 승용차에 가시였다.

《저… 지도자동지… 중앙사로청위원장을 어제 말씀드린… 간부부에서는 그만한 적임자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는 나이가 좀 많습니다. 그리고 사로청사업경험도 별로 없지요.》

김정일동지께서는 차문에 손을 얹고 신중한 낯색으로 차성규를 건너다보시였다.

《동무는 출신문제를 고려하는것 같은데 림원국은 가정환경이 어떻습니까?》

《아버지는 피살되고 어머니는 사리원방직공장에서 일하였습니다.》

《본인은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자원하여 공장으로 갔고 로동생활을 하다가 사로청사업을 했으니 그만한 청년일군을 어데서 고르겠습니까. 사로청사업은 출신성분이 계승하는것이 아닙니다. 로동자의 아들이든 농민의 아들이든 지식인의 아들이든 상관없습니다. 당에 충실하고 투사들, 우리 혁명의 1세, 2세가 이룩한 사상과 전통, 업적을 투철하게 계승할수 있는 청년이면 당당하게 중앙사로청위원장이 될수 있는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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